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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년 ICQI(국제질적탐구학회) 학술대회 참가 소감 (전영국 학회장)
작성자 admin
작성일자 2018-05-23
조회수 590

2018ICQI(국제질적탐구학회) 학술대회 참가 소감 2018-5-24 전영국
 
 
고속도로 양쪽에는 넓은 땅이 펼쳐져 있었다. 밭이 일구어져 있는데 나중에 옥수수가 사람 키만큼 자랄 것이다. 콩도 심겠지... 시카고에서 삼페인으로 가다보면 넓은 들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서쪽 하늘에는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달(상현)의 눈썹 같은 모습이 마치 날카로운 듯 하지만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매해 515일 이후의 수요일(16)에서 토요일(19)까지 열리는 국제질적탐구학회는 각국에서 질적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발표도 하고 서로 교류도 하는 학술의 장이다. 정식 명칭은 Internation Congress of Qualitative Inquiry이다.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의 노먼 덴진(Norman Denzin) 교수와 여러 질적연구자들이 중심이 되어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다.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유니언 건물에서 주로 주요 세션이 진행되고 나머지 다룬 건물에서 동시에 꽤 많은 세션이 진행된다. 매년 약 1500여 명이 참가하는데 아마도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최소 한번씩 발표를 하거나 포스터 발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아서 얼마나 많은 발표장이 필요한지 가늠할 수 있다.



보통 수요일에 시작하는 일정은 질적연구방법별로 관심있는 모임(SIG; Special Interests Group)으로 구성되었는데 자문화기술지, 예술기반연구, 질적건강연구, 원주민연구(indigenous research), 비판적/후기 구조적 심리 연구, 사회복지 등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다양한 언어권의 참가자들을 위하여 스페인어, 터키어, 중국어 등으로 발표가 진행되는 그룹도 수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아마도 참가자들의 일정을 배려하여 터키어, 중국어, 그리고 올해부터 새로이 시작하게 된 한국어 모임(Korean Day SIG)은 모두 금요일에 진행되었다.

목요일은 주로 워크샵이 진행된다.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약 세시간씩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아마도 약간의 실습을 하는 것 같으나 시간의 제약으로 질적연구의 입문 정도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에 가까운 내용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틀 동안 각 발표장에서 발표와 포스터 전시 등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대부분 세션에는 발표자들과 그 외 참가자들이 소규모 모임 형태로 발표하는데 엄격하게 진행된 논문 내용보다 주로 질적으로 탐구하는 내용들로 내용과 형식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진행된다. 그리고 질의응답을 자유롭게 하는 등 유연하게 진행되므로 발표를 원하는 분들은 부담을 많이 가지지 않아도 된다.
 
나는 2013년 이후에 거의 매년 참가하여 클라우스 위츠 교수와 함께 초상화법 특별 세션에서 발표하였다. 올해는 한국질적탐구학회 중심으로 Korean SIG 모임을 시작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작년 2017년도에 노만 덴진교수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어 SIG 구성에 대한 의견교환을 하여 올해(2018)부터 한국어 SIG 모임을 할 수 있었다. 매년 한국인들이 많은 참여하는데 비해 서로 만나서 학술교류를 하기 매우 어려웠기에 이번 모임이 매우 좋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모두 6명이 두 개의 세션에서 발표를 하였고 유학생들과 외국인들도 발표장에 찾아와서 처음 시작하는 모임치고는 기대 이상이었다.



Korean SIG 세션에 발표한 한국인들은 절반 이상 영어로 발표를 하였고, 한국어로 편안하게 발표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열기가 넘쳤다. 질의 응답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Klaus Witz 일리노이 대학교 퇴임교수, Nancy(조지아 대학교) 교수, 그리고 조선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외국인 등이 자발적으로 참가하여 질문과 코멘트를 해 주시는 등 한국어 발표장이 국제학술대회 같은 장으로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 참가한 이현주(이화여대 교수, 논문편집위원장)과 김정희(Texas Tech 대학교 교수, 이사)도 세션 구성 및 좌장으로 활동하여 많은 도움이 되었다. ICQI 진행에 스탭으로 활동한 UIUC 박두재 박사과정생도 참가하여 점심 장소 물색 등에 도움을 주었다. 발표 뒤에 모여서 점심을 같이 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나는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로 클라우스 위츠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유니언 건물 로비에서 아침 8시반부터 만나서 저녁 먹을 때 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현주 교수와 고연주 박사과정생(조지아 대학교)도 참가하였다. 질적 연구의 특성상 연구 주제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작업이 정해지므로 충분히 대화를 나누어서 서로의 생각을 표현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연구가 진행되더라도 수집한 자료에 대하여 해석을 이렇게 해야 되는가 저렇게 해야 되는가? 이런 의미인가, 저런 의미인가?” 연구 목적에 따라 해석의 방향이 달라질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특히 선생님(또는 질적 연구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멘토)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곤 하였다. 해석의 기법보다는 큰 틀에서 영감을 받곤 하므로 (그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곤 하므로) 질적 연구를 수행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매년 나는 가급적 학회에 참석하고자 노력하였다.


 

주로 나누었던 대화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내지 사례가 자신의 내적인 감정, 견해, 태도, 열망, 힘듦, 바라는 것 등으로 표출되는 내용이 많이 차지하는데 이에 머무는 것을 넘어서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사회문화적 맥락과 연결하여 확장된다면 자문화기술지 관련 연구로 나갈 것이다. 그런데 그에 비하여 개인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 또는 자전적 내러티브가 많은 사람들이 연구참여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사회(또는 세계)가 고양되는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라는데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 나 같은 경우에 특정 대상(, 미술작품 감상 경험 또는 두루미춤 추는 경험 등)에 관한 나의 자전적 경험을 정교하게 이야기하면서 독자와 공감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그러한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어떤 측면이 세상을 고양(to uplift the world)시키는 것인가?”에 대하여 더 탐구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초상화법이 지향하는 방법의 특징이다.

특히 나는 어느 IT 전문가의 성장 과정에 관한 인물 사례에서 등장하는 심층면담의 자료 일부를 영어로 번역하여 소개하면서 클라우스 위츠 선생님의 코멘트와 격려를 받게 되었다. 연구참여자가 말한 부분을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언어에 대한 세심한 사용과 해석이 또한 질적 연구에서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점을 되새기면서 시간흐름표의 제시와 더불어 중요한 인용구를 영어로 정확하게 번역하지 못하여 아쉬웠으며 또한 반성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후에 수정 및 보완해야 할 작업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 것이 큰 수확으로 남았다.
 

늘 유니언 건물 로비에는 질적 연구자들로 붐볐다. 따뜻한 커피를 나누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가는 참석자와 간간이 인사를 하면서 그 속에서 질적 탐구의 향기가 스며들었다. 또한 각자의 삶 속에서 처해 있는 입장과 지향하는 바가 다름에도 서로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들으면서 공감하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는 모습에 찡한 감동을 받게 되는 공간 속에 함께 하였다.

마지막 날 (토요일)에 야외에서 열렸던 파티(cook out party)에 많은 사람들이 저녁을 먹으면서 즐겁게 대화하였다. 늘 이때 쯤이면 작년에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연세가 많음에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밥 스테이크(사례 연구)와 노먼 덴진도 그러하셨다. 후학들에게 질적연구의 장을 펼치시고 참석하여 격려해 주시는 모습에서 늘 힘을 얻는다. 그분들께 감사 인사와 포옹을 하면서 시카고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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